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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 청소년, 교육이 곧 정착이다.

  • 조회 : 424
  • 등록일 : 202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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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문화한국어학과입니다.

 

다문화한국어학과 박미정교수님께서 늘어나는 이주배경 청소년 그러나 부족한 교육 지원에 관련된 교수신문을 작성하셨습니다.


한국 내 이주배경 청소년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다문화가정 학생을 포함한 이주배경 학생 수는 19만3천814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6만7천806명)과 비교해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중도입국과 외국인가정 출신 학생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며, 중도입국 학생은 2014년 5천602명에서 지난해 1만1천987명으로 2.1배 증가, 외국인가정 자녀는 4천706명에서 4만7천10명으로 10배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의 증가 속도에 비해 맞춤형 교육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주배경 학생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밀집학교'는 지난해 기준 100개교에 달하며, 이 중 84개교가 초등학교에 해당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특히 중도입국학생들은 언어 장벽으로 인해 학습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학교 내 한국어 지원 프로그램 역시 제한적이어서 초기 적응이 어렵다.

 

해외 사례에서 배우는 교육 중심 사회통합 전략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맞춤형 교육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국가들은 교육을 사회통합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며,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학업과 진로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에게 공교육을 보장하며, ‘이민자와 비정착 주민들의 취학을 위한 교육센터’(CASNAV)를 운영해 이주배경 학생들의 언어 교육과 학습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은 ‘이중교육 시스템’을 통해 학교 교육과 직업 교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학업을 지속하면서도 실무 경험을 쌓아 조기에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캐나다는 이주민을 위한 무료 언어 교육 프로그램인 ‘LINC’(Language Instruction for Newcomers to Canada)를 운영하며, 언어 습득뿐만 아니라 취업 준비와 생활 적응을 돕는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이러한 사례는 교육이 단순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포용성과 경제적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이주배경 청소년의 교육 지원은 단순한 복지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최근 「이주배경 학생 맞춤형 교육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밀집학교 지원 강화 △맞춤형 교육 확대 △교원 전문성 강화 △지속가능한 지원 체계 구축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첫째, 입학 전 사전 한국어 교육 확대가 시급하다. 현재 다문화가정 학생이나 중도입국청소년을 위한 한국어 교육이 제한적이며, 입학 후에도 언어 장벽으로 인해 학습 격차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교육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두의 한국어’ 프로그램과 지역거점 한국어 예비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 입학 전부터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학업 부적응을 예방하고, 보다 원활한 학교 적응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다문화 맞춤형 교육과정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교육과정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중도입국 청소년이나 외국인가정 자녀들에게는 어려운 환경이 될 수 있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다문화학생을 위한 교과어휘 학습 콘텐츠를 포함하고, 맞춤형 교재 개발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수준별 학습 과정 운영과 교사의 다문화 교육 역량 강화가 더욱 필요하다.


셋째, 진로 및 직업 교육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학업을 지속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조기 취업을 희망하는 이주배경 청소년들에게는 직업 훈련과 연계된 교육 기회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교육부는 특성화고 한국어 수업 강화, 취업 한국어 자료 개발, 진로·취업 상담 확대 등의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독일의 이중교육 시스템(DES)과 같이 직업교육과 연계된 실습 기반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지역 산업과 협력하여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넷째,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교육을 지속하고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통합 프로그램(KIIP)과 연계한 체계적인 교육 지원과 체류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현재 법무부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국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사회통합 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 Integration Program, KIIP)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이 이주배경 청소년들에게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 단순한 한국어 교육을 넘어, 한국의 사회문화 이해, 진로 상담까지 포함한 청소년 대상 사회통합교육 체계를 구축해,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체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교육도 지속될 수 없다. 현재 많은 이주배경 청소년은 부모의 체류 자격에 따라 법적 지위가 결정되며, 부모의 체류 불안정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거나 한국을 떠나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통합 프로그램(KIIP) 이수를 통해 청소년 개인이 독립적으로 체류 자격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 이수와 한국어 능력, 사회적응도를 충족한 청소년에게 독립적인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체류 안정 보장은 단순한 비자 발급의 문제가 아니라,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본인의 노력과 역량에 따라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학교에서 받은 교육이 졸업 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체류와 교육이 단절되지 않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단순한 시혜 정책 아니라 미래의 설계

파키스탄 출신 노만이 겪었던 어려움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이주배경 청소년이 한국 사회에서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한국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며, 이들의 미래는 태어난 곳이 아니라 성장하고 살아갈 곳에서 결정돼야 한다.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교육 지원은 단순한 시혜적 정책이 아니다. 이는 한국 사회가 세계화에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주배경 청소년이 안정적인 교육 환경에서 성장하고, 한국 사회의 주체적인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 한국 사회는 '교육이 곧 정착'이라는 관점에서, 보다 포용적이고 적극적으로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사회통합정책을 개선해 나가야 할 때다.

이주배경 청소년, 교육이 곧 정착이다 - 교수신문